낙서장/신문 기사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joyhome 2007. 12. 1. 18:05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떤 사업가와 약속을 한 적이 있었다.

사업이 영 시원치 않다며 내 조언을 구한다며 만나는 자리였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약속시간보다 늦게 도착하겠다는 것. 몇 십분 뒤늦게 헐레벌떡 도착한 사업가는 “죄송합니다,

법사님. 좀 늦었습니다. 몸이 열개라도 부족합니다.”라며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았다.

 

  대화 도중에도 수시로 휴대전화가 울려서 이것 지시하고 저것 지시하다보니 사업 현장이

따로 없었다.

그리고는 계속 시계를 들여다보더니 또 양해를 구했다.

“법사님, 죄송하지만 다음 약속이 잡혀 있어서 나중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는 정말 열심히 살고 있었다.

남들 세 사람 만날 때 자기는 여섯 사람 만난다는 각오로 뛰고 있었다.

자기 말로도 학창시절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다면 노벨상 받았을 것이라며 농담을 했다.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왜 사업이 잘 안 풀리는지 모르겠다며 한 발 더 뛰어야겠다고 했다.   

 

  일어나서 서 황급히 나가려는 그에게 짧게 말했다.

 

  “경영자는 한가해야합니다.”

 

  “예? 뭐라고 하셨나요?”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으니 찬찬히 돌아볼 여유를 가지십시오.”

 

  물론 사업장을 팽개치고 외유하고 다니는 모든 경영자들까지 두둔하는 말은 아니었다.

시간에 항상 쫓겨 다니는 그를 겨냥한 충고였다.  

  

  “아, 예. 알겠습니다.”

 

  그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떠나갔지만, 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아쉬움을

감추기 힘들었다.

그렇게 한 동안 잊고 지내다가 우연한 자리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는 여전히 바빴다. 하지만 한층 더 어두워진 표정이었다.

 

  “법사님, 더 열심히 뛰어다녔는데 왜 더 안 좋아질까요?”

 

  “사장님께서는 지금도 가장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이라뇨?”

 

  “사장님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가 언제라고 생각합니까?”

 

  “글쎄요...바이어에게 브리핑할 때가 아닐까요. 아니면 결재 도장 찍을 때...”

 

  말꼬리를 흐리는 그에게 다시 물었다.

 

  “그러면 사장님이 만나는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군가요?”

  “물론 바이어나 고객이지요. 그 사람들이 오케이 해야 회사가 돌아가니까요.” 

 

  “그렇다면 사장님이 하시는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이죠?”

  “의사 결정하는 것이지요.”

 

  그는 내가 새삼스럽게 별걸 다 묻는다고 속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사장님, 다 틀렸습니다.”

  두 눈이 휘둥그레진 그는,

 

  “그럼 뭐가 가장 중요하지요?”

 

  “누구든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 이 시간입니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이 시간에 만나고 있는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이 시간에

만나는 사람과 하는 일입니다.”  

 

  그는 무릎을 치며 자기는 지금까지 중요한 것을 하나도 한 게 없다며 애통해했다.

  하루가 한생이 아니겠는가.

아침에 출근하면서 가족과 헤어지는 연습을 하고,

퇴근하면서 퇴직을 연습하고,

자면서 죽는 연습을 하고.... 

  당신은 지금 이 시간에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