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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의 팔베개, ‘토요일의 마비’ 부른다?

joyhome 2008. 2. 9. 20:57

남편과의 팔베개, ‘토요일의 마비’ 부른다?

뉴시스|기사입력 2008-02-09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듯 매일 밤 껴안고 자는 부부, 특히 주말부부 같은 경우 토요일에 술 한 잔 걸치며 오랜만의 데이트 분위기에 흠뻑 젖는 경우가 많다. 사이좋은 부부일수록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팔베개’.

매일 밤 코에 침을 바르는 남편과 행복한 웃음이 흘러 퍼지는 부인의 상반된 침대 풍경이 바로 남편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단 사실을 아는가.

그렇다면 우리가족 모두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건강하게 잠들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있을까.

◇ ‘팔베개’가 사람 잡는다

사람들의 잠든 모습을 보면 다 제각각이다. 대자로 뻗어자는 사람, 웅크리고 자는 사람, 다리를 들고 자는 사람 등….

하지만 이 중 제일 건강에 안 좋은 자세는 자신 스스로 팔베개를 하거나 타인에게 팔을 빌려주는 것이다. 팔꿈치 관절 안쪽에는 인대로 둘러싸인 터널이 있는데 그 내부를 통과하는 척골신경이 정상 위치에서 벗어나면서 증상이 시작된다고 대다수 전문의들은 말한다.

고대 안암병원 재활의학과 이상헌 교수는 팔베개를 할 때 팔이 저리는 현상에 대해 “팔베개를 하면 상완골(팔뚝안 뼈) 요골신경이 눌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즉 자신의 잠버릇이나 서로의 사랑을 위해 팔베개를 잠깐동안 하는 것은 괜찮지만 오랜 시간동안 하는 것은 나중에 요골신경마비를 불러 온다는 것.

고대 안산병원 수면호흡장애센터 신철 교수는 “팔베개는 근육과 신경, 혈관을 누르게 되고 이것이 만성적으로 계속될 경우 팔의 질병까지 초래한다”고 단언한다.

서울 아산병원 신경과 이상암 교수는 “팔베개를 할 경우 신경이 표면에 얕게 지나가는 부위가 압박을 받아 신경이 눌리고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혈액순환에 좋지 않다”며 “자기전까지의 정서교감이 중요하지 자면서까지 팔베개를 할 필요는 없다”고 충고한다.

조선대 신경과 김후원 교수는 “특히 주말에 술을 먹고 자는 경우가 위험하다”며 “평소에는 자신의 팔이 아프면 통증을 느껴 팔을 빼지만 술이 취하면 팔의 불편함을 신경이 계속 신호를 보내는데도 모르는 경우가 있어 팔을 빼지 않아 위험하다”고 충고한다.

이것이 일명 ‘토요일의 마비’를 불러온다는 것인데 마비증상이 일시적으로 올수 있고 심하면 수개월까지 지속돼 위험하다고 한다.

팔베개로 인한 대표적인 증상에는 공중에서 손목을 위로 올리고 손가락을 쭉 펴고 하는 요골신경에 마비가 와 손목을 위로 못들고 위로 들더라도 손목이 툭 떨어지는 현상이다. 이 증상은 일상생활에서도 계속 저림 현상이 지속되기 때문에 당사자는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또 근육통, 신경통을 부르고 물건을 잘 못집고 떨어뜨리거나 기능적으로 장애를 부른다. 이 밖에 흔하진 않지만 남편의 팔뚝이 너무 두껍거나 팔베개의 위치로 인해 부인의 고개가 젖혀질 경우 목디스크를 야기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한편 팔꿈치 관절 내부를 통과하는 척골신경이 이미 정상 위치에서 벗어났다면 2가지의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팔꿈치를 구부러지지 않게 받쳐주는 부목이나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약물치료를 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는 피부절개를 통해 뒤로 치우쳐 있는 신경을 앞으로 이동시켜 척골신경의 경로를 바꿔주거나 팔꿈치 뼈의 모양을 바로 잡아 팔꿈치 관절을 구부려도 신경이 압박을 받지 않도록 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의들은 서로의 건강을 위해 팔베개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 우리가족 건강 수면법

가족이 함께 건강한 수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서로 같은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신철 교수는 설명한다. 각자의 시간대가 다르면 잠을 잔다 하더라도 깊은 잠을 못자기 때문에 되도록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맞춰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젖먹이 영아가 있는 경우는 엄마가 함께 자면서 아기의 여러 가지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고 해결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너무 일찍 아기를 따로 재우는 경우 밤에 자주 깨는 아기에게 불리 불안증(Separation Anxiety Disorder)이 올 수 있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가진 아이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기가 커가면서 아기가 독립적으로 혼자 자고 일어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아기의 숙면과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에 부모는 자녀의 자는 모습을 세심히 살펴야 한다. 자녀의 경우 목이 숙여지는 자세나 목이 한쪽으로 비뚤어지는 자세는 피하도록 살펴야 하고 엄마가 옆으로 껴안고 자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목디스크나 척추가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아이들도 비만인 경우가 많아 수면 무호흡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수면 무호흡일 경우 기억력과 집중력이 나빠져 학습효과를 떨어뜨리고 자는동안 숨을 쉴려고 방바닥을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아 자다가 타박상 등 작은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수면 무호흡증이나 코걸이는 기도의 폐쇄가 많이 안되므로 옆으로 자는 경우가 많은데 어깨에 압박을 감당 못해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어 초기에 치료가 중요하다.

김후원 교수는 “가족끼리 잠을 잘 때 방해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잠자는 동안 충분한 공간을 유지시켜주고 빛, 소리, 온도, 부딪힘, 만지는 것 같은 수면 방해 요건은 피해야 한다고 주의한다.

잠을 잘 때 아이에게 억지로 한 자세를 강요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올바르지 않는 방법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잠을 자는 자세는 자는 동안에 불편감이 있어 바꾸게 되는 것이고 코골이나 허리가 불편하거나 뚱뚱한 사람들은 똑바로 자는 상황이 오히려 나쁠 수 있기 때문에 강요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단 엎드려 자는 것은 의학적으로 안 좋을 수 있는데 숨 쉬는 공간(코, 입)이 눌려 충분한 호흡을 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안재기 교수는 “가장 올바른 수면법은 목의 C자형을 유지시키는 것이다”고 말한다. 즉 가장 적당한 탄력으로 베개의 높이가 일정하게 유지돼 목에 무리가 없는 상태가 최적의 수면을 유도하며 팔을 구부리거나 팔베개를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