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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고급세단 '제네시스 3.8' 타보니...

joyhome 2008. 2. 15. 23:21

현대차 고급세단 '제네시스 3.8' 타보니...

 

디자인은 평범하나 퍼포먼스는 경쟁력 갖춰
궁극적 경쟁모델은 렉서스 GS와 인피니티 M

 

▲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현대자동차가 40년 역사상 처음으로 자체 개발을 완료한 후륜구동 방식의 '제네시스(GENESIS)'를 선보이고 고급 세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자동차 왕국으로 불리는 미국 등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싼맛에 많이 팔리는 중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해 보겠다는 현대차의 장기적 마케팅전략 때문이다.

 

4년간 총5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제네시스는 '새로운 세기의 시작', '신기원'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자동차 전쟁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현대차가 살아남을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통해 성능과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 등 모든 면에서 진보와 혁신으로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고급 세단을 표방하고 나선 제네시스는 일차적으로는 크라이슬러 300C와 렉서스 ES, 캐딜락 CTS 등과 경쟁을 벌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들 모델보다 한단계 상위급으로 꼽히는 렉서스 GS와 인피티니 M 모델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과연 현대차의 의도대로 진행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외관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평범한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만이 지니는 아이덴티티, 즉 독창성은 다소 결여됐지만 세계적 디자인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보닛 상단의 캐릭터 라인과 앞쪽의 헤드램프, 라디에이터 그릴, 옆면의 다이내믹한 스타일, 뒷쪽의 리어램프와 듀얼 머플러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으로는 공격적인 디자인에 스포티함이 강조됐다.

 

그러나 앞쪽과 뒷쪽에 모두 적용한 제네시스 엠블렘은 좌우 길이가 작아 멀리서 보면 눈에 띄지 않는다.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자리잡은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SSC) 레이더 센서의 직사각형 디자인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실내 디자인은 운전자의 편의성을 강조하면서도 적절한 배치가 눈에 띈다. 곳곳에 크롬을 적용해 고급스런 느낌도 묻어난다. 운전자 통합정보 시스템(DIS)은 BMW의 i-드라이브 시스템과 기능은 같지만, 탑승자가 사용하기에는 이보다 훨씬 수월하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가 선보인 시스템과 비슷하다.

 

실내에 17개의 스피커가 적용된 오디오는 독일 하만베커사의 렉시콘(Lexicon) 사운드 시스템을 채용했는데, 이는 세계 최고급차인 롤스로이스에 장착한 것과 동일하다. 

 

1월부터 국내를 시작으로 판매될 제네시스는 일본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V6 3.3ℓ와 3.8ℓ급 모델을 소개한다. 3.3ℓ는 32.2kg.m의 토크와 262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며, 3.8ℓ는 36.5kg.m의 최대토크와 290마력의 엔진파워를 지녔다.

 

수출용은 380마력을 지닌 V8 4.6ℓ 타우 엔진이 적용되는데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꼽히는 포르쉐에서 사용하는 독일 ZF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 수출용은 그만큼 다이나믹한 주행성을 강조함으로써 럭셔리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고 있다. 그래야 미국 시장에서 렉서스 GS와 인피니티 M 등의 모델과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남양기술연구소 주행시험장에서 시승한 제네시스는 3.8ℓ 람다 엔진이 탑재된 모델. 

시속 60km로 주행하면서 지그재그로 방식으로 실시한 슬라럼 테스트에서 제네시스는 정밀한 조종안전성을 보여줬다. 전장이 4975mm로 그랜저 TG의 4895mm보다 훨씬 크지만, 몸놀림은 가볍고 경쾌한 느낌이었다. 벤츠 E클래스와 BMW 530i는 각각 4850mm, 4841mm로 제네시스가 더 길다.

주행중 시속 80km를 유지하면서 브레이크를 전혀 밟지 않고 좌로 180도, 곧바로 우로 360도로 핸들을 돌리자, 차체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VDC 시스템이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해 안전성을 높였다. 제네시스의 VDC 시스템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30i 모델과 비교해 볼 때 손색이 전혀 없었다.

 

시속 50km 전후를 유지하면서 복합 코너링 구간에 들어갔다. 급격히 꺽이는 코너링에서는 속도를 낮춰 들어가면서 곧바로 액셀을 밟아 속도를 높이자 약오버스티어 현상이 일어났다. 그럼에도 후륜구동 방식을 적용한 제네시스는 뉴트럴에 더 가깝다. 

    

주행중 액셀을 끝까지 밟으면 가볍게 툭 치고 달리는 맛도 있다. 액셀 페달 반응은 민첩해 순발 가속성이 뛰어나다. 3.8ℓ의 시승차는 단거리지만 시속 160km은 어렵잖게 올라갔다. 한박자 느리게 반응하는 벤츠보다는 즉답식에 가까운 BMW 스타일이다. 코일 스프링 대신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제네시스는 고속 주행에서 자동으로 차고가 15mm 정도 낮아져 안정감을 더했다. 무게중심이 낮아지면서 접지력도 괜찮았다.    

 

곧바로 풀 브레이크를 걸어 감속하자 차체의 흔들림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제동거리는 예상치보다 웃돌았다.

 

현대의 고급세단 제네시스에는 국산차중 처음으로 선보이는 신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차간거리 제어시스템인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SCC, Smart Cruise Control)은 레이더 센서를 이용해 앞에 가는 차량과의 거리 및 상대 속도를 측정해 차량간의 적정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시켜 준다.

가변조정 전조등인 어댑티브 헤드램프(AFLS, Adaptive Front Light System)은 야간 주행시 급코너링에서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 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진동이나 쏠림을 줄여 승차감을 개선한 진폭 감응형 댐퍼(ASD, Amplitude Selective Damper)와 버튼 하나로 엔진 시동을 걸거나 끌 수 있는 버튼시동 장치도 눈에 띈다.

현대차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내놓은 고급 세단 제네시스는 국내용과 수출용에 따라 차량의 스타일이 다를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용 3.3ℓ와 3.8ℓ 모델은 부드러운 승차감과 정숙성, 안락함이 강조된 고급 세단으로, 수출용 4.6ℓ 모델은 역동적인 퍼포먼스 등 다이나믹함이 더 강조된 럭셔리 스포츠 세단을 지향한다. 따라서 해외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직접적인 경쟁모델은 렉서스의 GS와 인피니티 M이 꼽힌다.

미국시장에서 렉서스 GS와 인피니티 M의 소비자가격은 배기량에 따라 최저가격이 4082만원~4831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제네시스 수출용 모델의 배기량이 4.6ℓ라는 점과 높은 수준의 편의 사양을 제공한다는 점을 감안 할 때 미국에서의 판매가격은 최소한 4만5000달러는 유지돼야 형편성에 맞다. 

제네시스 국내용 모델인 3.3ℓ와 3.8ℓ의 판매 가격대는 4000만~5000만원 선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