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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깨달음의 여행

joyhome 2008. 8. 3. 06:10

   

                            

 

 나는 누구인가 ? 깨달음의 여행


시원 ~ 한 체험 : 경남지역 초·중·고 양궁 선수들이 시원하게 쏟아지는 밀양시 단장면의 재약산 층층폭포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참선수행을 하고 있다. 폭포참선 수행은 표충사의 대표적인 사찰체험프로그램의 하나이다

 

경남지역 초·중·고 양궁 선수들과

함께 나는 특별한 산사 체험을 위해 밀양시 단장면 재약산(1189m)의 표충사(주지 청운스님)를 찾았다. 표충사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장으로 큰 활약을 펼쳤던 사명대사의 충정이 서린 호국성지로 여름이면 폭포참선으로 유명한 사찰이다.

올여름 주제는 ‘폭포참선, 내 소리를 듣습니다’로 정했다.
새벽 3시.


 

 

 

 

 

 

 

 

 

 

 

 

 

 

 

 

 

 

 

 

 

 

 

 

 

 

 

 

 

 

 

 

 

 

 

 

 

 

 

 

 

 

 

 

 

 

 

 

 

 

 

 

 

 

 

 

 

 

 

 

 

 

 

산사의 향내는… : 한 여학생이 경내에 활짝 핀 백일홍의 꽃향을 맡아보고 있다.


 

 

 

 

 

 

 

 

 

 

 

 

 

 

 

 

 

 

 

 

 

 

 

불볕더위에 잠을 뒤척이다 아침을 여는 목탁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떴다. 밖은 온통 암흑세상인데 천지만물을 깨우고 있다. 낮게 시작한 깨움의 소리는 중생들이 놀라지 않도록 높고 낮음을 반복하는 자비를 베풀어 주었다. 새벽 예불을 위해 법당으로 향하는 산사체험 참가자들의 발걸음이 그래서인지 더욱 가벼워 보였다.

옥류동천을 타고 내려온 맑은 공기가 상쾌한 우화루에서 108배를 시작으로 아침 예불이 시작됐다. 고요한 산사의 새벽을 여는 장엄한 예불이다. 자신을 낮추며 남을 공경할 줄 아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혜원 총무스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참석자들 모두 일배 일배에 정성을 쏟았다.

마음의 고요함을 통하여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참선의 시간이 계속 이어졌다. 나는 어디서 왔고 또 어디로 갈 것인가. 나는 누구이며 참나는 어디 있는가. 끊임없이 생각해 보지만 머릿속은 온통 잡념으로 가득할 뿐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와 같은 고통에 몸서리치고 있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니다.

 

 

 



“일상 잊고 파이팅” : 폭포참선을 위해 재약산 계곡을 찾은 학생들이 가부좌를 튼 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참 시간이 흐르자 일부 어린 학생들은 자세가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밀려오는 졸음도 참을

수 없는 듯했다. 몸이 꼬이고 연방 하품을 토해내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다. 어제까지만 해도

지금 이 순간은 한참 꿈나라를 여행할 시간이 아니던가. 참다못한 한 학생이 기둥에 머리를

묻는다. 깨달음의 길로 가는 길은 처음부터 참기 힘든 고행의 연속인가 보다.

어느덧 동이 트고 세상에서 가장 큰 축복이 자비심임을 알게 된 뒤 발우공양에 들어갔다.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 / 내 덕행으로 받기 부끄럽네 /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참선 힘들어요” : 참선 수행을 하던 학생들이 긴 시간이 흐르자 밀려오는 졸음을 참지 못하며 괴로워하고 있다.


 

 

 

 

 

 

 

 

 

 

 

 

 

 

 

 

 

 

 

 

 

 

 

 

수행의 한 방편으로 행하는 발우공양에는 평등과 청결, 고요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것을 몸소

느껴볼 수 있는 소중한 체험이었다.

폭포참선을 떠나기에 앞서 참가자들이 사찰 마당에 붉게 꽃을 피운 백일홍나무 밑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배롱나무로도 불리는 백일홍은 나무껍질이 없다. 배롱나무가 껍질을 다 벗어버리듯 스님들 또한 세속을 깨끗이 잊기를 바라는 뜻에서 사찰 내에 백일홍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이러한 의미를 사람들은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주먹밥과 사찰 내 명정약수터에서 받은 물 한 통을 들고 폭포참선을 위한 산행을 시작했다.

재약산의 맑고 깨끗한 흑룡폭포, 층층폭포 아래서 물소리와 함께 하는 참선 수행이다.

때마침 밀양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산행을 하는 동안 온몸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산행 그 자체가 고행이고 고통이었다.

 

 



‘참나’찾는 참선중사찰체험 참가자들이 우화루에서 가부좌를 튼 채 내면의 세계를 찾는 참선 수행을 하고 있다.


 

 

 

 

 

 

 

 

 

 

 

 

 

 

 

 

 

 

 

 

 

 

층층폭포에 도착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폭포수로 뛰어들었다. 물은 참으로 시원했다. 가파른 절벽으로부터 떨어지는 물소리를 듣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스님께서 던져주신 화두를 꺼내들기에 물소리는 너무 세차게 들려왔다. 시원한 폭포와 스님의 화두. 속세의 세계와

깨달음의 세계가 마음먹기에 따라 공존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마음을 넓게 먹으면 바다보다도 더 넓고, 마음을 부드럽게 하면 솜보다 더 부드럽다.

또한 따스한 마음을 갖게 되면 햇볕보다 더 뜨거운 것이 마음이다. 육체는 그저 마음을

따라가는 것일 뿐이니 어떠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표충사를 떠날 때는

커다란 욕심과 무거운 짐들을 훌훌 벗어던지고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라는 주지스님의

말씀이 아직도 뇌리에 선하게 남아 있다.

 

기사입력 2008-08-02 08:00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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