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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때면 간절해져요. ‘雪雪’ 기지 않는 車

joyhome 2010. 1. 4. 18:01

 

폭설 때면 간절해져요. ‘雪雪’ 기지 않는 車

아우디 콰트로
밤새 25cm 넘게 내린 눈이 서울 도심을 마비시켰다. 어쩔 수 없이 차를 가지고 나온 운전자들은 하루 종일 ‘설설’ 길 수 밖에 없었다. “운전자가 겨울을 세 번은 나야 비로소 초보 딱지를 뗀다” 된다는 말을 실감하게 하는 하루다.

그러나 겨울에 빛나는 자동차들도 있다. 겨울철에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4륜구동은 물론 미끄러운 경사로나 곡선도로에서 차체를 안정되게 유지해주는 각종 시스템들이 자동차에 도입되고 있다.

여기에 추위를 순식간에 날려 보내고 안락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각종 히팅 장비들도 등장하고 있다.

랜드로버_디스커버리3


◆눈길ㆍ빙판길 `설설`은 잊어라

4륜구동은 한동안 RV(레저용차)의 전매특허였다. 그러나 현재는 승용차에도 널리 장착되고 있다. 압력에 따라 네바퀴에 힘을 고루 전달하는 4륜구동 승용차은 2륜구동 승용차보다 안전성과 승차감, 핸들링과 제동력, 가속력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겨울철에 4륜구동이 각광받는 이유다.

아우디의 ‘콰트로’ 시스템은 4륜구동의 대명사로 불렸다. A6가 스키 점프대를 차로 거슬러 올라가는 광고(86년, 2005년)로 콰트로는 유명세를 탔다. 콰트로는 전후륜에 15대85 또는 65대35로 동력을 나눠 눈길이나 곡선길에서 주행의 안전성을 높였다.

폭스베겐 페이톤에 채택된 ‘4모션’은 전후, 좌우는 물론 대각선으로도 구동력을 전달해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안전하게 달릴 수 있게 한다.

BMW의 4륜구동은 ‘X드라이브’이다. X는 크로스컨츄리(cross-country, Xcountry)에서 가져왔다. X드라이브는 도로상황에 따라 앞뒤 구동력을 0~100 또는 100~0으로 자동 분배해 다이나믹하고 스포티한 온로드 및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발휘한다.

벤츠의 ‘4메틱 시스템’은 도로 상태에 따라 네 바퀴, 전후 또는 좌우 바퀴로 구동력을 전달한다. 포르쉐 카이엔에는 한 바퀴가 미끄러지면 해당 바퀴에만 브레이크를 걸고 엔진 출력까지 제어해 스핀을 억제하는 PTM(Porsche Traction Management) 기반의 4륜구동 시스템이 기본 장착돼 있다.

재규어는 ‘트랙션4’라는 방식을 채용했다. 이 시스템은 눈길에서 한쪽 바퀴가 미끄러질 때 나머지 바퀴에 구동력을 집중, 회전의 균형을 유지시켜준다.

인피니티의 ‘아테사 이티에스’는 평소에는 뒷바퀴에 구동력을 100% 배분한 후륜구동으로 작동하다 주행상황에 따라 앞바퀴에 0~50%의 구동력을 나눠 안정성을 높여준다.

닛산 무라노와 로그에는 ‘올모드 4×4-I’이 적용됐다. 이 4륜구동 방식은 ‘요 모멘트 콘트롤 시스템’과 연동해 차의 이탈 정도, 운전자의 스티어링 의도, 가속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뒷바퀴에 토크를 전달해 안전 운전을 유도한다.

렉서스 LS600hL과 460에 장착된 ‘토센 LSD 4륜 시스템’은 40대60, 50대50, 30대70 등으로 구동력을 배분한다.

혼다 레전드에 반영된 ‘SH-AWD`는 배의 앞머리를 틀 때 반대쪽 노를 젓는 원리를 이용했다. 2륜구동 자동차가 미끄러운 도로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오른쪽으로 밀리는 데 이 4륜구동 방식을 사용하면 오른쪽 뒷바퀴에 가장 많은 구동력을 전달해 차체의 앞머리를 코너 안쪽으로 유도한다.



◆4륜구동도 내가 있어야 빛난다

내리막 4륜구동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내리막길 주행장치, 차체자세제어장치 등 또 다른 미끄럼 방지 기능들도 눈길을 끈다. 이 장치들은 눈이 얼어붙은 미끄러운 오르막과 내리막, 곡선 도로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게 해준다.

랜드로버디스커버리3는 스위치만 누르면 가파른 경사면을 저속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하는 내리막길 주행장치(HDC)를 장착했다.

볼보 XC70에 달린 안정성 및 접지력 제어 시스템(DSTC)는 주행 방향과 스티어링의 움직임, 휠의 회전상태에 따라 엔진 출력과 휠에 전달하는 제동력을 조절해 미끄러짐을 예방한다.

닛산 로그와 무라노에 장착된 차체자세제어장치(VDC)는 4륜구동 시스템과 연동해 빙판, 오프로드 등에서 차의 안정성을 높여준다.

르노삼성 QM5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저속으로 차를 제어하는 내리막 저속주행장치와 차체자세제어장치를 달았다. 렉서스 LS와 GS에 채택된 VDIM(차체 역학 통합제어)은 코너를 돌 때 차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제어한다.

벤츠 에어스카프


◆좌불안석은 잊어라

추위에 얼어붙은 운전자의 몸을 녹여주는 히팅 시트가 대표적이다. 웬만한 자동차에는 이제히팅 시트가 일반화됐고, 1만원 안팎으로 살 수 있는 히팅 방석도 있다.

히팅 시트에서 더 나아가 ‘히팅 스티어링휠’을 장착한 자동차도 늘고 있다. 히팅 스티어링휠은 차에 막 탔을 때 시린 손 때문에 장갑을 끼거나 손가락 끝으로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불편을 없애준다. 기아 K7, 아우디 A6 및 A8, 캐딜락 올뉴 CTS 및 STS가 이 기능을 채택한 자동차다.

혼다 레전드는 GPS 정보로 햇빛 방향을 판단해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아이듀얼존 에어컨디셔너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겨울철에 한 방향으로 차를 운전할 경우 햇빛이 덜 쬐는 방향으로 따뜻한 바람을 더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마이바흐 62 모델에는 시동을 꺼둬도 태양열 전지로 내부 온도를 높여주는 파노라마 루프가 있다.



◆자동차는 환경의 산물이다

인간의 삶은 자연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의식주가 그렇다. 뿐만 아니다. 사람의 손길이 닿은 다른 창조물들도 환경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진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출신지에 따라 해당 지역의 특성이 반영되는 환경의 산물이라는 뜻이다.

겨울의 나라에서 온 볼보차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춥고 매서우며 눈이 많은 스웨덴에서 온 이 차의 특성이 인테리어에도 묻어난다.

볼보는 모든 기기의 작동 버튼을 큼직하게 만들었다. 이로써 두꺼운 장갑을 끼고 차를 몰 때도 운전자들은 시야를 전방에 둔 채 손의 감각만으로 기기를 작동할 수 있다.

환경이나 태생의 한계를 극복한 자동차도 있다. 겨울에는 ‘젬병’으로 알려진 오픈카의 한계를 없애준 히팅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벤츠 SLK클래스의 ‘에어스카프’는 겨울에도 오픈카의 매력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좌석 등받이에 달린 에어스카프는 머리 받침이 있는 환기구를 통해 따뜻한 공기를 방출, 탑승자의 머리와 목 주위의 공기를 데워준다.

아우디 TT 로드스터의 ‘방풍 스크린’도 에어스카프와 유사하다. 이 장치를 올리면 차 지붕을 개방한 채 달리더라도 머리카락이 거의 날리지 않을 정도로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매경닷컴 최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