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신문 기사들

과외의 변천史

joyhome 2015. 3. 9. 15:49

과외의 변천'1세대'는 학생방, '2세대'는 스터디룸

'3세대 과외'SNS 채팅방에서            입력 : 2015.03.09. 조선일보

 

시간·장소 구애받지 않아 집에서 실시간 질문·응답

"학생·교사 유대감 느슨, 집중력 떨어진다"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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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이 문제 틀렸는데요. 이유 좀 설명해주세요."

 

  

김태현(19·연세대 의예과 2학년)씨에게 부산 모 고교 1학년인 조모(17)군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운동량 보존에 관한 물리 문제를 틀렸는데, 조군은 "해설을 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조군은 틀린 문제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 메시지에 첨부했다. 조군의 과외 교사인 김씨는 약 30분 만에 답장을 보냈다. 조군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에 대해 다시 질문했고, 김씨는 약 1시간에 걸쳐 조군에게 답변을 해줬다. 금요일 오후 9시를 훌쩍 넘긴 시각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과외 풍경도 바꾸고 있다. 학생 집을 방문해서 하는 과외가 '1세대', 스터디룸이나 카페 등에서 만나는 과외가 '2세대'였다면 이젠 SNS로 진행되는 '3세대' 과외가 등장했다. 김씨는 겨울방학 기간인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카톡 과외'를 진행했다. 고향이 부산인 김씨는 SNS 덕분에 서울과 부산 어디에서도 과외를 할 수 있었다. 김씨는 "과거 같으면 당연히 과외를 그만뒀어야 할 상황이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라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도 없고 사진 등 보조 자료도 함께 볼 수 있어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다"고 했다.

 

올해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고민영(26)씨는 재학중이던 지난해 수행평가와 시험기간인 5~7월과 12월에 카카오톡을 이용해 과외를 진행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 기간만은 아이들이 실시간으로 질문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한 달에 10만원씩 더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고씨는 "모르는 문제를 바로 알려주니 반응이 좋았다""전화로 물어보면 학생의 질문을 이해 못하거나, 바로 풀이가 안 떠오를 수 있는데 글과 사진으로 질문하니 나도 편했다"고 했다.

 

고씨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되지 않는다는 온라인의 장점을 과외에 활용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라며 "요즘엔 많은 과외 교사들이 '카톡을 이용한 관리'를 옵션처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험생들이 자주 가는 커뮤니티엔 "카톡,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과외를 해주겠다"는 글이 하루에도 여러 건 올라오고 있다.

 

외국어 교육 업계에선 인터넷 화상전화인 '스카이프'와 다양한 SNS를 통해 외국에 있는 강사의 강의를 듣는 방식이 이젠 낯설지 않다. 한 전화영어 업체 관계자는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SNS를 활용해 외국에 있는 원어민에게 직접 교육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서울대 창업동아리 출신 학생들은 지난해 상담부터 강의, 질문답변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온라인 과외 전문 벤처'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교사가 제공하는 강의를 모바일로 듣고, 모르는 내용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질문할 수 있다. 일반 동영상 강의와 달리 수강생마다 담당 과외 교사가 붙는다.

 

SNS는 과거 야학이나 무료 과외 등이 전부였던 교육 봉사의 풍경도 바꿨다. SNS에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는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질문을 받아주는 교육 봉사까지 등장했다. 실시간 문답 애플리케이션 '바로 풀기'를 통해 그룹을 만들어 약 260여 명의 학생에게 무료로 학습 관련 답변을 달아주고 있는 배기환(23·서울대 간호학과 4학년)씨는 "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과 문제를 물어보는 학생 모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다만 익명이니까 가르침을 받으면서도 예의 없게 구는 학생도 있었다"고 했다.

 

오프라인 과외에 비해 SNS를 이용한 원격 과외가 학생들의 자발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학생들의 시험 기간마다 '카톡 과외'를 병행했다는 성모(28·연세대 사학과 졸업)씨는 "끝까지 안 풀리는 문제를 풀어보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바로 카톡을 통해 물어보는 경우가 생기더라"고 했다. 지방에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SNS 과외를 해봤다는 17년 차 한 과외 강사는 "아무래도 서로 얼굴을 보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니 선생님과 학생의 유대감이 약하고, 학생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향도 있었다"라며 "모든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변을 해야 한다는 것도 과외 선생님 입장에선 부담"이라고 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3/09/2015030900141.html

 

조선일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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