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다
시 / 이채
바람 같은 인생 떠돌다 보니
슬픔도 슬픔 아닌 척
눈물도 감추고 흘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강물 같은 세월 흐르다 보니
겉옷 속옷 다 젖어
가랑비에도 몸을 섞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가을이 흡족히 오는 계절
뒤로한 슬픔 위로 받지 못해도
맘껏 슬퍼도 되는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다
낙엽 떨어진 빈 나뭇가지처럼
다 떠나 보낸 애정이지만
부러울 것도 욕심낼 것도 없는
한결 가벼운 숨결로
아득바득
차마 못 놓은 것들
다 버린 융숭한 마음으로
썰렁한 잠자리에
군불 같이 다사로운
가을엔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다
이채 / 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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