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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10쌍 중 6쌍은 따로 잔다… 이유는 바로…

joyhome 2021. 11. 21. 08:20

부부 10쌍 중 6쌍은 따로 잔다이유는 바로

행복한 노후 탐구

 

이경은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1.11.20.

 

https://www.chosun.com/economy/stock-finance/2021/11/20/ULF5GAXJURDXZDD3RWJNLUQMLY/

 

지난 19일 조선닷컴에 게재한 은퇴하고 집 줄여도부부에겐 각방 필요하다라는 기사는 일본 노후문제 전문가의 ‘11방론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일본의 노후문제 전문가는 100세 시대에 부부가 행복한 노년 생활을 보내기 위한 주거 형태 조건으로 ‘11을 강조했다. 자녀 독립 후 최소 20년은 부부끼리 둘이서만 살아야 하는 100세 시대에 생활 방식이나 수면 습관이 다른 부부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각방은 필요하다는 것이 골자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링크는 조선닷컴에서만 실행됩니다).

 

편안한 노후 생활을 보내기 위한 조건이라는 11, 과연 한국 부부들 사이에선 어떨까?

 

대한민국 부부 10쌍 중 6쌍은 꿀잠을 위해 각침대 혹은 각방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개인의 건강은 물론, 부부 사이마저도 엉망이 될 수 있다./이연주 디자인랩 기자

 

조선닷컴은 지난 달 SM C&C 설문조사 플랫폼인 틸리언 프로(Tillion Pro)’에 의뢰해 30~60대 기혼 남녀 742명에게 평소 부부의 수면 환경은 어떠한가라고 조사해 봤다.

 

그랬더니 한 방에서 한 침대에서 같이 잔다는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42.3%에 그쳤다. 반면 부부가 수면을 위해 방을 따로 쓴다는 각방 비율은 32.3%였고, 각침대 비율은 25.1%에 달했다. 즉 부부 10쌍 중 6쌍은 꿀잠을 위해 각방 혹은 각침대를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50대 회사원 S씨는 “11방은 사실 노년이 아니라 중년부터 필요하다면서 집에서 가장 햇빛이 잘 들면서 욕실이 있는 큰 방을 아내에게 내줬고 나는 작은 방을 쓴다고 말했다.

 

부부가 각방을 쓰자고 하면 쓸데없는 오해가 생길까봐 제대로 말도 못한 채 끙끙 앓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아이나 어른이나 노인이나 모두 존중받는 독립적인 삶을 원합니다. 이 점을 아내와 자식과 부모와의 관계 원칙으로 삼고, 이 기준을 중심으로 공간이나 행동을 선택하면 됩니다. 아내와 남편이 서로 독립적인 정신과 삶을 가지고 협력하면 부부 관계가 편해집니다.”

 

대한민국 기혼부부 10쌍 중 6쌍은 꿀잠을 위해 각방 혹은 각침대를 선택하고 있다./이연주 디자인랩 기자\

 

40대 워킹맘 A씨는 남편은 침대에 눕기만 하면 바로 자는데 나는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으로 뉴스 읽고 드라마 보는 습관이 있어서 수면 스타일이 크게 다르다면서 그래서 서로 각방을 쓰고 있고 행복지수가 높아졌는데, 각방을 쓴다고 사이가 나쁘다고 말하는 건 편견이라고 말했다. 잠버릇이 다른 배우자 때문에 숙면을 못 취하면 다음 날 하루 종일 피곤했는데 각방 시스템으로 바꾸고 나서는 그런 고통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부부의 신체 온도 차가 맞지 않아서 8년째 각방이라는 40대 남성 B씨는 각자 잔다고 해서 부부가 소원해지는 것이 아니고 수면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평상시 사이는 더 좋아진다면서 부부가 한 지붕 아래 생활을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100세 인생을 놓고 보면 각자의 프라이버시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에 사는 40대 주부 C씨는 아이도, 남편도 아닌 나 혼자만의 잠잘 곳을 갖는 것이 로망이라며 여행을 떠나면 무조건 트윈베드 룸으로 고르는데, 밤에 뒤척거려도 중간에 깨지 않고 다음 날 확실히 수면의 질이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혼 17년차인 주부 D씨는 새 집으로 이사가면서 싱글침대 2개를 사자고 했더니 남편이 졸혼을 하자는 것이냐며 화부터 냈다면서 남편이 싫어해서 어쩔 수 없이 킹사이즈 침대를 샀는데 아직도 후회된다고 말했다. D씨는 아이들이 독립하고 나면 반드시 혼잠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각자의 수면 습관이나 생활 패턴이 달라서 오는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침대를 분리해서 쓰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인기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한 장면.

각자의 수면 습관이나 생활 패턴이 달라서 오는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침대를 분리해서 쓰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인기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한 장면.

이렇게 대한민국 부부들의 수면 스타일이 달라지는 것을 침대업체들이 놓칠 리 없다. 요즘 부부 침대 마케팅 트렌드는 킹사이즈가 아니라, 각침대가 등장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니 말이다. 유명 브랜드 침대업체 직원은 최근 신혼부부들은 킹사이즈보다는 싱글 침대를 2개씩 사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만 싱글침대라도 2개씩 놓으려면 방이 커야 하고 매트리스까지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포기하는 경우도 꽤 된다고 귀띔했다.

 

30년 넘게 부부 관계를 연구한 프랑스 사회학자 장클로드 카우프만씨는 그의 저서 각방예찬론에서 부부가 더 잘 사랑하려면 떨어져서 자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부부 갈등 요소 중에서 수면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그는 결혼 생활 초기에는 함께 자는 데서 오는 불편함을 자각하지 못하지만 이런 시기는 오래 가지 않는다면서 부부라도 각자 독립적인 자아가 고개를 들게 되고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해 혼자 안락하게 지내고 싶어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 평균 7시간 41분을 자고 있어 OECD 국가들 중에서는 최하위권이다. 직장인 수면 시간은 6시간 정도로 더 짧아서 늘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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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