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원권 지폐 ‘0’이 5개…디자인 어떻게? [이코노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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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숫자 디자인’이 화제입니다. 2009년 상반기에 발행될 고액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한국은행은 우여곡절 끝에 이달 초 고액권 초상인물로 10만 원권 김구, 5만 원권 신사임당을 발표한 뒤 현재 지폐 조형화자문위원회에서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액권 디자인 내용은 다음 달 발표될 예정입니다. 다만 새 지폐 발행까지 1년여 남은 터라 위조 및 변조 행위를 막기 위해 디자인 실물은 내년 하반기에나 공개한다고 합니다.
고액권 디자인 요소는 여럿 있지만 이 중 ‘0’이 5개인 10만 원권의 숫자 디자인이 특히 고민이랍니다. ‘100000’이란 숫자가 가득 들어찬 지폐를 상상해 보셨나요.
요즘 한은 홈페이지에는 고액권 숫자 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가 쏟아집니다.
“‘100000’ 중 뒷부분 ‘0’ 세 개는 작게 표시하자”, “‘100,000’처럼 끊어 쓰자”, “105처럼 10ⁿ 표현을 써 보자”….
터키의 옛 지폐는 흥미로운 고액권 숫자 디자인의 한 예를 보여 줍니다.
2005년 화폐 액면 단위를 1000분의 1로 줄인 터키는 2001년부터 화폐개혁 직전까지 ‘0’이 무려 7개인 ‘20000000리라’ 고액권을 사용한 바 있죠.
당시 터키는 ‘0’의 크기와 색상, 채도 등을 각각 다르게 했습니다. 앞의 ‘20’은 크게 자주색으로, 뒤의 ‘0’ 6개는 작게 녹색으로 하되 뒷부분 ‘0’은 세 개씩 밝기를 달리했습니다.
반면 인도네시아의 10만 루피아는 ‘100000’으로 모든 숫자를 같은 크기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은 측은 △다른 지폐와 식별하기 쉬울 것 △위변조가 힘들 것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용이 편할 것 △누구나 갖고 싶은 디자인일 것 등을 고액권 디자인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10만 원권이 발행되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화폐 최고 액면 숫자가 가장 큰 나라가 됩니다. 국민의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폭넓은 의견 수렴을 통해 합리적인 지폐 디자인이 빛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화보]‘반짝 반짝’ …고액권 디자인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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