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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어느 재벌 뜨나?

joyhome 2007. 12. 31. 20:36
이명박 정부 어느 재벌 뜨나?

                                                                                [조완제 기자의 재계 엿보기]

 

 

이명박 당선자의 ‘경제살리기’ 공언에 발맞춰 재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그룹마다 새해 투자 확대를 공표하는가 하면, 연말연시 계열사 사장 및 임원 인사를 앞당겨

단행하는 등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감에 들뜬 모습이다.

 

또 물밑에선 각 재벌 총수들이 ‘MB 정부’에서 어떻게 기업을 키워갈지 골몰하고 있다.

구체적인 새해 투자계획을 세우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MB 정부’에서 향후 5~10년 후에

먹여 살린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아 안착시키려 하고 있다.


 

                          일러스트/김상민기자

 

이 당선자의 재임 기간 5년은 재계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예컨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 급성장을 하더니, ‘노무현 정부’에서

대우건설까지 인수하면서 재계 서열이 9위에서 7위로 우뚝 올라섰다.

 

재계의 수장인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김용철 전 법무팀장의 비자금 폭로로 특검을 받을

처지여서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의 대리인격인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찬서리를 견뎌야 땡감이 홍시된다’는 ‘땡감론’을 설파하며, 고난을 극복하자는 화두를

던져놓은 상태다.

 

이 회장은 재계회동 때 당초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가 참석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봐서,

이 당선자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내년에 25조원 투자를

검토 중인데, 삼성은 2007년에는 22조원 가량을 투자했다.

 

과거의 일로 이 당선자와 관계가 껄끄러웠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내년 11조원 투자를

공언하면서, 이 당선자의 경제살리기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정 회장은 또 최근 부회장

책임경영체제를 도입하는 등 그룹을 추스리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이 당선자와 정 회장과의 가교역할을 정 회장의 동생인 정몽준 의원이 할 것으로 보여, 현대차그룹의 ‘MB 정부’ 때 비상이 점쳐지고 있다.

 

재계 내에서 ‘노무현 정부’와 가장 관계가 좋은 것으로 비친 LG그룹은 말을 아끼고 있다.

‘MB 정부’ 출범 이후 경제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 당선자와 재벌 총수와의 회동으로 구본무 회장은 8년 만에 전경련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재계에서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누구보다 원했던 기업중 하나가 롯데그룹으로 손꼽히고 있다.

롯데그룹의 창업주이자 오너인 신격호 회장은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초고층 빌딩 건립을

평생의 숙원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신 회장은 잠실에 제2롯데월드를 555m 높이로 짓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결국 ‘노무현 정부’

에서는 허가가 나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이 당선자는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초고층 빌딩 건립을 적극 장려하는 정책을 펼쳐, ‘MB 정부’에서는 그 꿈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롯데그룹은 이 당선자에게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 허가를 건의한 상태다.

따라서 롯데는 허가건 때문에라도 이 당선자에게 적극 협조, 대규모 투자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의 재벌 총수와의 회동에서 오너(정몽준 의원)가 빠진 재계 서열 9위의 현대중공업

그룹은 대선 전이나 후나 조용한 편이다. 정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행여나 있을지도 모를

오해를 의식해서다.

 

하지만 M&A에 적극 나서는 모습은 분명 ‘노무현 정부’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2008년 M&A 시장의 최대어 중의 하나로 꼽히는 대한통운 M&A전에 뛰어든 것이 이를

입증한다.

 

한화그룹도 새해에는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이당선자와 회동 직후 경영기획실장 등을 불러 회동 내용을 설명하고, 향후 투자계획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한진그룹, 금호아시나아그룹 등은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은 없지만, 그룹 수뇌부는

이미 향후 추진 계획을 세웠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재계의 적극적인 협조는 친기업적인 이 당선자에 대한 화답이란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 당선자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재벌 총수들과 회동을 가졌다는 것은 정권 인수인계보다 ‘경제살리기’를 최우선으로 뒀다는 증거다.

 

이 당선자는 ‘경제살리기’ 공약으로 대통령이 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며, 국민이 거는 기대도

경제가 최우선이라고 봐도 된다.

 

그러나 국민이 원하는 경제회생은 재벌그룹의 단순한 투자만으로는 이뤄질 수가 없다.

해외에서의 투자라던지, 서민의 삶과 유리된 소수를 위한 기업 운영은 국민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국내에서의 일자리 창출, 사회공헌 등에서 재벌그룹들이 일정 부문 역할을 해주지 않으면,

이 당선자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대기업과의 밀월을 끝낼 공산이 크다.

이 당선자가 계속적으로 친기업적인 정책을 펴느냐 못 펴느냐는 재벌그룹들 하기에 달렸다고도 할 수 있다.

<조완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