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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vs -18%…지도자가 바꾼 국가운명

joyhome 2018. 11. 28. 09:27

4% vs -18%지도자가 바꾼 국가운명

 

칠레, 친시장 개혁으로 순항

베네수엘라, 포퓰리즘에 몰락

 

김인오 기자 입력 : 2018.11.18.

 

두 국가 이야기 ① ◆

 

한때 비슷했던 두 나라 운명이 이렇게 극명하게 뒤바뀔 수 있을까. 그것도 불과 6년 만에. 2012년만 해도 두 나라는 경제성장률이 5%대로 비슷했다. 하지만 한 달 반을 남겨놓은 올해 경제 성적표는 완전히 딴판이다. 최근 경기 침체 속에서도 한 국가는 올해 4%대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다른 국가는 -18%라는 좀처럼 보기 힘든 성장률을 기록했다.

 

남미 자원 부국 칠레와 베네수엘라 얘기다.

올해 칠레는 경제가 급반등하면서 중남미 모범국으로 떠올랐지만 베네수엘라는 몰락의 길로 급속도로 빠져들고 있다. 한때 풍부한 지하자원과 비슷한 경제 규모를 유지했던 두 나라의 명암은 어쩌면 예정된 일이다. 좌파 포퓰리즘에 매몰된 베네수엘라와 시장경제 자유를 보장하는 개혁을 단행했던 칠레의 정부 정책 차이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는 연구분석 결과가 최근 나와 화제다.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칠레와 베네수엘라` 경제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올 들어 두 나라 경제가 극과 극으로 대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이유로 `시장을 확대하고 경제 자유를 보장하는 개혁 정책의 유무`를 들었다.

IMF 자료에 따르면 칠레의 올해 성장률은 연 4%로 지난해 1.5% 대비 3배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베네수엘라는 올해 성장률이 -18%로 예상돼 지난해 -14%에 이어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칠레는 이 같은 성장세를 반영해 2022년에는 남미에서 처음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3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물가상승률로 가면 두 나라 간 차이는 더욱 극명해진다. 칠레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연 2.9%로 예상된 반면 베네수엘라는 250%로 전망돼 정상 국가로 보기 어렵다. 경제지표 차이는 인구 유입과 유출로 이어진다. 베네수엘라의 올해 인구는 4.28%나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칠레의 인구 증가율은 1.05%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후안 카를로스 이달고 케이토연구소 연구원은 두 국가의 경제 사정이 극과 극으로 대비된 배경을 `시장자유화 개혁`에서 찾았다.

 

 

 

그는 "1975년까지만 해도 베네수엘라는 칠레보다 경제 규모가 컸지만 1976년 석유 국유화 조치 이후 차베스 정권을 거치면서 후퇴해 이제는 경제 순위가 전 세계 162위로 꼴찌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반면 칠레는 1980년대 군사독재 정권의 과오는 있지만 시장 친화적인 경제 자유화 개혁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칠레는 특히 올해 3월 취임한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법인세 인하, 조세 단일화 개혁, 대규모 인프라 투자, 자유무역협력 확대`를 중심으로 한 4대 경제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1950년대 1인당 GDP 전 세계 4위에 올랐던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는 최저임금 인상, 무상교육, 무상의료 확대 등 포퓰리즘 정책으로 일관하면서 경제가 급속히 망가졌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722269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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