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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joyhome 2022. 12. 7. 21:03

인생

 

이 시는 서산대사께서 85세의 나이로 1604년에 

입적하시면서 마지막으로 읊으신 시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 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 치지말고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깐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 하지 말고, 

얼기 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다 바람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요. 

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겠소. 

 

내 것도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오.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피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요.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있다만은,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게 있소.

 기쁜표정 짓는다 하여 모든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냥 그렇게 사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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