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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가장 많이 만난 사람은?

joyhome 2008. 2. 9. 21:20
박정희, 가장 많이 만난 사람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가장 많이 면담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은 정치인과 군인 중 어느 쪽을 더 많이 만났을까?


월간조선 2월호는 한국조직학회(회장 이창원 한성대 교수)에 의뢰해 박정희 정권 동안 청와대에서 면담한 인사들을 시기별·분야별·유형별·인물별로 나누어 만남 횟수를 수치화해 보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최다 면담자는 정일권(990회), 김형욱(900회), 김종필(729회)순이었다. 기업인 중에는 정주영(43회)을 가장 많이 만났다. 행정부 관료를 총 1만1412회 만났고, 정치인은 6420회, 청와대(비서실) 소속은 2226회, 군인은 2045회, 중앙정보부 소속은 2028회 면담했다.


◆집권 초기 정치인, 후기에는 청와대 비서실 많이 만나


박 전 대통령은 16년 통치기간 동안 청와대에서 총3만9318회를 접견했다. 정권 초기인 1967년 4301회로 가장 많이 만났고, 유신체제로 접어든 1973년이 701회로 가장 적다. 재임기간 중 행정부 관료를 가장 많이 만났고 다음으로 정치인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특히 정권 초기인 1964년 한 해 동안 정치인을 1163회 만났다. 초기 민심 수습 차원에서 정치인과 자주 만났던 것으로 보인다고 월간조선은 분석했다.


1970년대 접어들면서 새마을 운동, 중화학공업 건설 등에 전력을 기울였던 박 전 대통령은 이 시기에 행정부 관료들 외에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았다. 행정부 분야별 면담 기록을 보면 경제 분야가 2309회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행정 분야(2111회), 국무총리(1369회), 외교 분야(1320회), 국방분야(1018회) 순이다.


본격적인 유신체제에 들어선 1973년을 기해 대통령의 면담횟수는 전체적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1974년 8월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고(故) 육영수 여사가 총격으로 사망한 것이 사람과 접촉이 감소한 주요 이유로 꼽힌다. 대신 박 전 대통령은 측근들과 함께하는 만찬은 자주 가져 1978년에는 66회, 1979년에는 70회에 이르렀다. 가족이 아닌 참모들과 반복된 만찬은 후반기 폐쇄적 국정운영의 실태를 잘 보여주는 증표라고 월간조선을 밝혔다. 


◆차지철, 김재규의 면담 횟수 보면 ‘10·26’ 원인 보여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이후 경호실장이 박종규에서 차지철로 바뀌면서 경호가 더욱 삼엄해졌고, 이러한 과잉경호로 접견 대상이 극히 제한됐다. 정권말기인 1979년에는 경호실장이 중앙정보부장이나 비서실장보다 더 자주 대통령을 만났다.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일정을 통제하고 독대가 아닌 이상 면담 시간을 배분하며 대통령이 검토할 사항을 선택하는 자리다. 이와 같은 이유로 대게 비서실장의 파워가 경호실장보다 우위에 있는데 1979년에는 경호실장이 대통령의 눈과 귀 노릇을 했다. 차지철의 득세로 김계원 비서실장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소외감을 느꼈을 게 분명하다. 그해 차지철은 박 전 대통령과 총 219회를 면담한 반면, 김계원은 138회, 김재규는 75회에 불과했다.


1979년 10월26일 박 전 대통령은 오전 9시40분 차지철을 만나 정가 소식을 듣고 오전 10시27분 전용 헬기를 타고 농수산부 장관 수행 하에 삽교호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를 출발했다. 이후 당진 송신소 행사, 도고호텔 오찬 등을 마치고 오후 2시32분 청와대에 도착한 이후 6시 궁전동으로 떠나기 전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접견일지는 오후 7시50분 궁정동 만찬 중에 서거했다는 것으로 16년 동안의 기록에 마침표를 찍는다.


◆김종필·김영삼·전두환은 몇 번 만났나?


통치 기간 16년 동안 100회 이상 만난 사람은 총 50명으로 그중 1위는 990회를 면담한 정일권이었다. 다음으로 김형욱(900회), 김종필(729회), 장기영(636회), 차지철(609회), 이후락(592회) 순이며, 김재규는 285회로 20번째를 차지했다.


육사 8기 출신인 김종필은 초대 중앙정보부장을 시작으로 공화당 의장, 공화당 부총재 등을 거쳐 1971년부터 1975년까지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면담 기회가 많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민중당 시절 1번(1965년7월), 신민당 시절 1번(1975년5월) 등 총 2회 만났다.

 

육사 11기인 전두환 전 대통령은 영관급 시절부터 꾸준히 만나 재임기간 동안 총 17회 접견했다. 노태우 등 육사 출신의 젊은 군인들도 자주 만났는데, 이때부터 '하나회'가 만들어져 군부 실세로 부상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경제인은 많이 만나지 않았다. 정주영(현대그룹) 42회, 박태준(포항제철) 39회, 김홍기(금호석유화학) 30회 순으로 만났다. 이병철(삼성그룹)은 총 10회 면담했고, 구인회(금성사)는 총 8회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