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재테크

"증시 더 떨어진다" VS "바닥권 진입" 팽팽

joyhome 2008. 3. 14. 20:35

"증시 더 떨어진다" VS "바닥권 진입" 팽팽

 

■ 코스피 1,600선 턱걸이… 전문가 향후 전망


"악재 겹겹…전저점 깨고 최악국면 갈수도" 전망에
"국내기업 실적 양호…저점매수 노릴만" 분석도


내주 FRB 금리인하폭·美투자은행 실적이 분수령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1,600선을 지켜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오히려 커졌다. 앞으로 한발만 더 밀려나면 큰 폭의 하락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팽배하다.

 

14일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투자은행인 칼라일캐피털이 부도를 냈다는 소식에 장중 한때 1,600선이 힘없이 무너지며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장 막판에 저가매수에 대한 기대감이 몰리면서 간신히 1,600선을 지켜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다행히 1,600선 붕괴는 피했지만 여전히 글로벌 금융상황이 불안해 증시전망이 극도로 불투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지수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많다”는 의견과 “이제 빠질 만큼 빠졌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막판 뒷심이 1,600선 지켜=1,600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은 대단했다. 이날 지수는 칼라일캐피털 부도와 원화 환율 불안 등이 겹치면서 장중 한때 1,570대까지 하락했다. 이날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30일 1,589포인트를 기록한 이래 최저치다. 외국인들이 2,800억원어치를 순매하면서 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으나 개인과 기관이 순매수로 맞서면서 지수를 떠받쳤다.

 

이날 장중 한때 지수가 1,579포인트까지 급락하자 투자자들은 추가 하락을 우려하며 극도의 불안감과 혼란을 보였으나 막판에 지수가 극적으로 낙폭을 줄여 불안감은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앞으로의 증시는 ‘짙은 안갯속’을 걸어가는 것과 비슷한 장세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경기침체와 원화 환율 급등이 겹치는 악재 속에서 지수가 비록 1,600선을 힘겹게 지키기는 했으나 대단히 유동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변동성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추가 하락”과 “바닥 왔다” 엇갈리는 전망=이날 지수가 마치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다가 간신히 돌뿌리를 잡은 듯 1,600선에 극적으로 걸치자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도 극단으로 엇갈리고 있다. “지수가 최악의 국면으로 가는 중”이라는 비관론과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을 볼 때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낙관론이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칼라일캐피털의 부도와 환율 불안, 원자재가격 급등 등 악재가 도처에 깔려 있다”며 “지수는 얼마든지 전저점(1,589포인트) 깨고 최악의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피력했다. 그는 “현재는 저가매수보다는 일단 관망세로 증시를 지켜봐야 할 타이밍”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은 추가하락시 지수가 1,500포인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이날 하락으로 국내 전체 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이 10배까지 떨어져 펀더멘털상으로 저평가 기대감에 따른 상승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외악재 속에서도 해외 부문에 대한 국내 기업들이 실적이 나쁘지 않다”며 “1,600 정도면 충분히 저가매수에 들어갈 만한 지수”라고 분석했다.

 

◇다음주 단기 지수 흐름 분수령될 듯=이처럼 지수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단기 흐름은 일단 다음주에 있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폭과 미국 대형 투자은행들의 실적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증시 분위기는 일단 불확실성의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모습”이라며 “다음주 있을 FRB의 금리인하폭과 금융주들의 실적에 따라 지수의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