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재테크

정기예금 한달새 20조↑ ‘안전’택했다

joyhome 2008. 2. 14. 14:21

정기예금 한달새 20조↑ ‘안전’택했다


[동아일보]

《최근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는 사이 시중 자금의 흐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안전한 은행권의 정기예금, 단기 금융상품의 인기가 높아졌고 주가가 떨어졌을 때 펀드에 가입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주식형펀드에는 여전히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반면 지난해 봉급생활자들의 월급통장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던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는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

‘저가 매수’ 노린 적립식펀드는 꾸준히 증가

증권사 CMA 잔액 첫 감소… 계좌수는 늘어

○ 안전한 정기예금, 단기 금융상품에 돈 몰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정기예금 증가액은 20조4000억 원으로 월 증가액으로는 사상 최대였다. 이는 2006년 연간 정기예금 증가액 16조5000억 원, 지난해 증가액 11조8000억 원보다도 많은 것이다.

한 달 사이 많은 돈이 모인 것은 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6%대 고금리 예금을 잇달아 내놓은 데다 주가 폭락으로 불안해진 주식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정기예금으로 돈을 옮겼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만기 1년 미만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은 지난달 55조4532억 원으로 전달보다 8조7000억 원이 늘었다. 이는 월 증가액 기준으로 2005년 7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

MMF는 은행 예금과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내면서도 수시로 돈을 빼고 넣을 수 있어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단기 대기성 자금이 주로 모인다.

급락장에서도 주식형펀드에는 여전히 돈이 흘러들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지난달 말 국내외 주식형펀드 전체 잔액은 127조8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11조5000억 원이 늘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주식형펀드 월중 증가액이 각각 12조 원과 9조8000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한 셈이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과거 통계를 보면 주가 하락시에는 일반적으로 저가(低價) 매수세가 강했다”면서 “전체 주식형펀드 가운데 적립식의 비율이 42%로 단기적 주가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적립식 장기 투자자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 처음으로 줄어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CMA 잔액은 올해 들어 감소했다.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CMA를 취급하는 국내 20개 증권사의 1월 말 CMA 잔액은 26조5941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말(27조1779억 원)보다 5838억 원이 줄었다. 2006년 CMA가 첫선을 보인 이후 월 기준으로 처음 잔액이 감소한 것. 반면 지난달 말 계좌수는 전달보다 31만4604개 늘어난 519만1195개로 처음 500만 개를 돌파했다.

CMA 고객들은 급여를 자동 이체해 놓고 생활비로 쓰는 사람과 주식 투자를 위해 주식계좌와 연결해 놓은 사람 등 크게 둘로 갈린다. 증권업계에서는 계좌수가 늘면서도 잔액이 줄어든 것과 관련해 여전히 고객들의 CMA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주가가 떨어지자 CMA 계좌에 대기하고 있던 주식자금 일부가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 CMA 잔액이 가장 많은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윤성희 마케팅이사는 “최근 주가 급락으로 고객들이 잔액 중 일부를 빼내 정기예금 등 다른 투자처로 옮기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해외 주식형펀드 자금 6거래일 만에 순증가▼

6거래일 만에 해외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순유입됐다.

13일 자산운용협회와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11일 현재 한국의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54조2277억 원으로 직전거래일인 5일보다 826억 원 증가했으며, 이 중 재투자분(237억 원)을 제외한 순유입액은 589억 원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주식형펀드는 지난달 30일부터 5거래일 연속으로 자금이 순유출됐지만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펀드와 중국펀드 등으로 자금이 다시 몰리면서 6거래일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손효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