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돈이 없어요”..6%대 예금도 외면
파이낸셜뉴스기사입력 2007-11-30 06:09
은행에서 1000억∼2000억원이 부족하다면 다들 웃습니다.
하지만 연 6%대 특판을 해도 돈은 은행창구로 들어오질 않습니다.
해외에서 채권 발행은 당연히 안됩니다. 따라서 채권가격이 떨어져도 현금 마련을 위해 국고채를 팔 수밖에 없습니다.” -A은행 자금부 관계자
“월말에는 피가 마릅니다. 원화유동성비율 100%를 맞춰야 하는 데 돈 구할 데가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100%가 넘었다는 보고를 금융감독원에 하지 못하면 공시를 해야하고 은행장은 곧바로 금감원에 불려들어갑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 ‘뱅크론’(예금인출)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B은행 자금부 관계자
시중은행의 돈 가뭄이 심각하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 경색으로 외화차입을 하지 못해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원화 유동성도 우려할 수준을 넘어선 모습이다.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이 한국은행에서 80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받는 경우도 나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은행으로 돈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예금에서 투자상품으로 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가족들마다 1∼2개씩이던 예금과 적금 통장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예·적금을 깨서 펀드에 집어 넣는 사람들이 늘면서 은행의 금고는 빌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김정욱 국민은행 상품본부장은 “적금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해져 가고 있다”며 “연 6%대 이상의 금리를 내세우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돈의 흐름이 바뀌는 조짐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은행의 돈 가뭄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은 예·적금이 아닌 시장성 자금의 조달도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시장성 자금은 양도성예금증서(CD)나 은행채 발행을 통해서 할 수 있다. 해외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도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CD발행이 늘면서 시장 금리가 치솟자 금융감독원이 CD발행 감독을 강화하고 있고 해외 채권 발행은 국제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가산금리 급등으로 올해 안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예금 금리 인상을 통해 돈의 물꼬를 은행으로 틀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국민은행이 연 6%대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을 내놨고
신한은행도 지난 27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3∼0.4%포인트 올렸다.
하나은행도 29일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1.0%포인트 올렸다.
은행들의 눈물겨운 하루가 연속되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화, 외화 모두 유동성에 문제가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며 “유동성을 맞추기 위해 대출은 사실상 개점 휴업한 채 금융시장이 안정되길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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